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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안에 세제 담아 1위…문전박대 당하던 한국기업의 '전략' 먹혔다
Date : 2019-09-18
Name : 코하루 File : 20191121111159.jpg
Hits : 876
연 매출 5억에서 124억으로 끌어올린 음식물처리기 마케터
유학 시절 쓰던 '캡슐 세제'로 창업

외국엔 있지만 국내엔 없는 제품. 평범한 사람이 ‘국내에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때, 남다른 사업가는 ‘국내에 들여오면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캡슐 세제’도 한 젊은 창업가의 도전 정신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캡슐 세제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스타트업 ‘0912’의  박수원  브랜드리더를 만났다.
 
◇액체·가루 세제 불편 해결한 ‘캡슐 세제’
 
캡슐 세제는 그가 호주에서 처음 접한  제품이다. 액체 세제는 쓰다 보면 주변에 흘릴 때가 있고,  가루 세제는 가루가 날려 불편하다. 얼마를 넣어야 정량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캡슐 세제는 엄지손가락 크기 캡슐 하나를 세탁 통에 넣어주기만 하면 된다. 세탁기에 물이 들어오면 필름이 녹고, 안에 있던 세제가 세탁물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이렇게 간편한  세제를 한국에서도 팔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

개발이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 세제를 만드는 업체를 10곳 이상 찾아 ‘캡슐 세제’를 만들자고 요청했지만,  모두 단칼에 거절당했다. 공장 책임자들은 “국내에 캡슐 세제가 안 나온 데는 이유가 있다”며 “가루 세제에서 액체 세제로 시장이 넘어간 지 얼마나 됐다고 사람들이 캡슐 세제를 쓰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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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겠습니다.
"그렇죠. 저는 될 것 같은데 남들은 안된다고 하니까요. 그러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경북 구미의 한 제조사를 소개받아 간신히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 관련 기술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같이 힘을 합쳐보자고 말씀드리니 선뜻 승낙하시더라고요.”

어렵사리 내놓은 캡슐세제는 대박을 쳤다. 작년 9월 첫출시해 1차 생산한 제품  25만개가 6개월 만에 완판됐다. 2차  생산한 25만개가 다 팔리는 데는 3개월이 걸렸다. 인도네시아와 일본 등에서 수입 의뢰도 오고 있다.  "세탁력이 강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입소문이 난 덕분입니다."

◇음식물처리기 연 매출 5억원에서  124억원으로 끌어올린 마케팅의 달인
                                                     
대학을 졸업하고 온라인 인큐베이팅 스타트업 ‘몬코’에 들어갔다. 저평가된 제품을 발굴해 키우고  유통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었다. 음식물처리기  ‘스마트카라’를 맡았다. 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던 제품. 그가 온라인 마케팅을 맡자 연간 판매액이 5억원에서 12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전까지  음식물처리기는 주로 주부에게 홍보 했어요. 그런데 자료 조사를 해보고, 판매 담당자들한테 물어보니 음식물처리기에 관심 갖는 사람은 주부가 아니라 남편이더라구요. 대부분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는 출근길에 남편들이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 남편들을 공략했습니다. 그랬더니 음식물처리기에 관심을 갖고 아내에게 사자고 권하는 남편이 많이 나왔습니다. 곧 판매 증대로 이어졌죠.”

음식물처리기 성공에 자신감을 얻고 '내 제품을 해보자'며 0912를 만들었다.  ‘2030 직장인의 오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시간을 우리 제품으로 채우겠다’는 뜻이 담겼다. “창업하면서 실패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성공해야겠다는 의지가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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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의사결정 위해 직원 모두에 권한 일임
 
박수원 리더가 조직을 관리하는 주요 원칙은 자율성과 실행력이다. 직원들이 각자 맡은 업무에 대해선 모든 권한을 일임한다. “몬코 대표님에게서 배운 건데요. ‘허락을 구하기보단 용서를 구하라’는 것이 0912의 철학입니다. 상사의 허락을 구하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을  소모하기보단 담당자가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이 더 중요한거죠. 그러다 실수하면 미안하다며 넘어가면 됩니다. 저희 직원들은 뭘 해야  할지 저에게 물어보지 않습니다. 전 의견만 들을 뿐이죠.  그렇게 하니 일 처리 속도도 빠르고 성과도 잘 나요. 매일 아침 10분 정도 각자가 어떤 일을 할지 공유하면 커뮤니케이션으로 문제가 생기는 일도 없답니다.”

캡슐 세제의 박스 포장을 종이로 했다. 종이 포장은 비닐이나 플라스틱 재질로 하는 것보다 단가가 비싸다. 그는  “세제 자체가 완전 친환경 제품이 될 수 없으니 담는 포장이라도 친환경인 종이로 제작해야 할 것  같았다”며 “가격이 조금 더 나가더라도 우리 철학이라 앞으로도 바꾸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본격 성공궤도에 오르기까지 할 일이 많다. “마케팅 위주로 일하다가, 창업해보니 갖춰야 할 능력치가 많더라고요. 재무나 회계 같이  돈 흐름도 잘 알아야겠고,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공부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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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편안한 저녁 만들어줄 제품 계속 만드는 것이 꿈
 
0912의 캡슐 세제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 유사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중국산을 국산으로 교묘하게 위조하는 경우도 있다. 박수원 브랜드리더는 카피 제품이 무조건 나쁘지는 않다고 했다.  “유사품이  생긴다는 건 그만큼 캡슐 세제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와 수요가 있다는 뜻이잖아요. 여러 업체가 진출하면  그만큼 시장이 커지는 거니 부정적으로만 보진 않습니다.”
 
0912의 다음 제품은 스팀 다리미다.  아침 출근 준비로 바쁠 때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옷을 다릴 수 있도록 디자인과 기능을 설계했다. 밤에 미리 다려놓지 않아도 말끔한 옷을 입고 출근할 수 있다. 소량빨래나 애벌빨래에 쓸 수 있도록 크기를 줄인 캡슐 세제도 내놓을 예정이다.
 
직장인들이 저녁 시간을 좀 더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계속 내놓는 것이 목표다. “직장인들이 오후 9시부터 밤 12시 사이 시간만이라도 귀찮거나 번거로운 일에서  해방되면 좋겠어요. 0912 직원들이 하나씩 그런 제품을 만들어서 각자 브랜드를 운영하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젊은 직장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아이템을 계속 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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