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꿀팁
게시글 보기
"일본 클렌징폼 쓰기싫어 만들었더니…요즘 저희 회사를 먹여살리죠"
Date : 2020-06-26
Name : 코하루 File : 20200626172617.jpg
Hits : 42
패션회사 나와 창업
거품이 쫀쫀한 비누로 돌풍
3달 만에 1억 천만 원 매출



[스타트업 인물탐구_11편] 많은 직장인이 창업을 꿈꾸지만 실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아이템이 없다’며 쉽게 포기한다. 창업은 기술을 가진 연구직이나 개발직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단한 아이디어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 외국의 아이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에 성공한 데일리유즈 김영재 대표를 만났다. 숨은 아이디어 제품으로 수출까지 성공했다.


◎ 거품이 쫀쫀한 비누로 돌풍


데일리유즈는 패션회사 에스티오 출신의 김영재 대표가 만든 마케팅 기업이다. 좋은 제품을 발굴해 들여온 뒤, 상품성을 개선해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상품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케팅 능력이 필요하다. 작년 10월부터 시작해 3달 만에 1억 천만 원 매출을 바라보는 데일리유즈의 김영재 대표를 만났다.





데일리유즈 김영재 대표 / 잡컴퍼니 제공


◎ 계면활성제 없이도 쫀쫀한 거품


최근 히트친 제품은 거품이 쫀쫀하게 늘어나는 누에비누이다. 누에고치에서 추출된 세리신 단백질 성분이 물과 만나 모공 속에 끈끈하게 흡착되는 제품이다. 모공 속의 노폐물과 피지를 제거해주는 신개념 비누인 셈. “겨울철 건조한 피부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정력만 좋은 비누는 오히려 피부 수분까지 가져가는데요. 그래서 씻고 나면 피부가 갈라지듯이 당기는 느낌이 드는 피부당김현상이 생기죠. 당장의 세정력이나 보습이 아니라 보습 유지력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누에비누로 세안 직후, 직전 25%의 수분량 대비 19%나 오른 44%의 기록치를 보여줬죠. 더 놀라운 것은 세안 후 1시간 경과, 3시간 경과 후의 수분측정값입니다. 1시간 경과 시 3% 감소, 3시간 경과 시는 놀랍게도 2%밖에 감소하지 않은 결과를 보여줬죠.”





데일리유즈 DU누에비누 제품 / 잡컴퍼니 제공 


◎ 일본 퍼펙트휩 제품 보고 자극받아


누에비누는 쫀쫀한 극미립 누에거품이 특징이다. 일반 클렌징 거품 입자보다 10배 작은 극미립 입자로, 모공을 인위적으로 확장시키지 않아 적은 자극으로 세안이 가능하다. "한때 일본 여행 다녀오면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사 오는 제품이 있었는데요. 바로 퍼펙트휩 폼클렌징이죠. 저도 처음 사용해보았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생크림처럼 부드러우면서 쫀쫀했어요. 제품 뒷면의 성분 부분을 보니 누에고치 성분이 들어가 있더군요. 제가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죠."

원리는 간단하다. 누에고치에서 풀어낸 고치실의 단백질인 세리신 때문이다. 세리신은 인체 표피에 존재하는 천연 보습인자와 매우 일치한다. 또한 뜨거운 물에 팽윤되는 성질이 있어 고치실을 풀어낼 때 실크 단백질이 손상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이왕 만드는 거 더 좋은 성분들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경화제나 계면활성제, 동물성 원료 등 유해 성분을 일절 넣지 않았어요. 대신 산양유 성분을 함유했죠. 덕분에 퍼펙트휩보다 더 풍성하고 쫀쫀한 거품이 나왔습니다."





중국유학 시절 김영재 대표 / 데일리유즈 제공 


◎3주 동안 2500개 판매


처음 누에비누를 실험 삼아 판매한 건 한 펀딩 사이트였다.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가기 전에 소비자들의 반응과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었던 것. "첫 미팅 때 펀딩 담당자가 너무 걱정했었어요. 펀딩 진행했었던 비누 제품들 모두 펀딩 금액이 저조하여 누에비누의 펀딩에 대해 반신반의했었죠. 하지만 3주 동안 진행된 펀딩에서 이례적으로 2500개가 팔려나갔어요. 예상치에서 5배나 웃도는 결과였습니다. 펀딩 결과를 보며 시장에 선보여도 되겠다는 자신감과 제품력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마케팅 포인트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펀딩 이후, 누에비누는 보습과 노폐물 제거가 뛰어난 거품 덕분에 입소문이 났다. 작년 10월부터 시작해 3달 만에 1억 천만 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유즈 김영재 대표 / 잡컴퍼니 제공


◎ 중국에서 13년간 유학


김대표는 중국 유학파 출신이다. "제 입으로 이런 말 하면 쑥스럽지만 초등학교 때 우등생이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많이 챙겨주셨는데요. 저에게 중국 유학을 권하셨죠. 앞으로 중국이 세계를 움직일 거라며 유학 가고 싶다면 중국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초등학교 6학년 시작되기 전에 중국으로 바로 갔습니다. 한국에선 과학이 좋았는데 중국으로 가니 미술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할 때 많이 고민하다가 이과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이 너무 재밌어서 고등학교 때 공부와 병행해 미대입시를 준비했어요. 덕분에 칭화대학교 디자인학부에 입학했습니다."





중국유학 시절 김영재 대표 / 데일리유즈 제공 


◎ 칭화대 졸업 후 패션회사 재직 


대학 졸업 후, 중국 디자인 스튜디오 인턴생활을 1년 동안 경험하고 바로 패션회사 에스티오에 입사하였다. 직무는 VMD. Visual Merchandising의 약자이다. "VMD는 마케팅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상업공간에 적합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조합해 판매 증진으로 연결하는 시각적 연출계획자인데요. 5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성과가 바로바로 보이기 때문에 성취감도 있었고 팀 내에서 인정받으며 근무했었기에 만족스러웠죠."





제품 생산 과정의 공장 / 데일리유즈 제공 


◎ 아내 반대 무릅쓰고 창업


하지만 김대표는 머물지 않고 창업을 준비했다. "제 제품을 내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창업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창업하기란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아내의 반대가 있었다. "중국 디자인 스튜디오 인턴생활 중 사내커플로 만난 아내와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5년 정도 연애 후, 한국에서 결혼했죠. 당시 다니고 있던 패션회사가 복지나 연봉이 좋았기 때문에 아내의 반대도 어느 정도 이해 갔었어요. 망하면 책임지고 재취업하겠다고 설득했습니다. 아내도 나중에는 제품을 런칭한 경험이 인생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지 않겠냐며 이해해주었죠."





데일리유즈 김영재 대표 / 잡컴퍼니 제공


◎ 몰카 걱정하는 아내생각하며 만든 첫 제품


창업 당시 아이템 구상하다가 몰래카메라 이야기를 듣고 첫 제품을 기획했다. "당시 몰래카메라가 기승할 때였습니다. 뉴스에서도 연일 보도되었죠. 한 날은 아내가 외출하고 돌아와 공중화장실 가기가 겁난다고 하더군요. 때마침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셀로판지를 이용해 몰래카메라 찾는 법이 방송되었어요. 방법이 어렵지 않더군요. 휴대폰 카메라와 플래시 두 곳을 빨간색 셀로판지로 가리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리고 휴대폰 플래시를 켠 상태로 의심스러운 곳을 촬영하면 되죠. 그때 반짝하면서 빛을 내는 곳이 있다면 몰래카메라인 것이었죠. 셀로판지가 부착된 폰케이스를 만들면 아내가 편하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어요."

방법은 쉬웠지만 셀로판지를 부착해 폰케이스로 제품화하기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창업 금액 5천만 원 대부분은 이 폰케이스 만드는 데 썼어요. PC+ TPU소재로 폰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금형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모두 일일이 발품 팔아 찾아다녔습니다. 첫 제품이었던 셀로판 폰케이스는 큰 호응을 얻진 못했지만 창업의 좋은 밑거름이 되었어요."





DU누에비누 사용하고 있는 모습 / 데일리유즈 제공 


◎ 하루 8시간씩 도매, 생산기지 찾아다녀


첫 제품 판매 이후, 아이템 영역을 넓힐 방향을 찾다가 중국 항주 근처로 무작정 갔다. "창업을 해보니 한 제품으로만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중국 항주는 도매시장과 생산 공장/기지가 몰려있는 곳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꼬박 하루 8시간씩 즐비하게 붙어있는 도매시장을 찾아다니며 샘플을 사고 상인들과 사업 아이템에 대해 조언을 얻었어요. 힘든 시간이었지만 분명 사업 방향을 잡는데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이 없었다면 누에비누 제품화도 막연했을 거예요. 한국으로 돌아와 누에 비누를 기획하며 창업아이템을 보는 방향이 커진 거 같습니다."





회의하고 있는 김영재 대표 / 데일리유즈 제공 


◎ 향수처럼 뿌리는 룸스프레이 신제품 개발


-준비 중인 신제품 있나요? 누에비누외에 룸스프레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역시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 "기존 향수처럼 뿌리는 스프레이를 시중에서 사용해보고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향이 지나치게 인위적이거나 탈취력이 약했죠. 항균 효과와 탈취 정화 효과까지 좋은 아이템을 신제품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쿨링 스프레이와 핫팩도 개발 중이다. "차 안에 뿌리는 쿨링 스프레이로, 분사하는 즉시 온도가 3~4도 내려가는 제품입니다. 핫팩은 패치처럼 뜯을 수 있게 4분할된 제품인데요. 파스처럼 붙이고픈 부위에 붙일 수 있도록 콤팩트한 사이즈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데일리유즈 김영재 대표 / 잡컴퍼니 제공


-어떤 기업을 지향하나요.
"가격은 다이소처럼 저렴하지만 제품력은 데일리유즈의 기존 고품질을 유지한 '가성비' 좋은 제품들을 생산하고 싶습니다. 또한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브랜드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데일리유즈라는 브랜드를 사람들로 하여금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하고 싶습니다."

-좋은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뭘까요.
"스타트업을 하면서 아이템에 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항상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제품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시각에서 좋은 제품을 고르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좋고 편리해야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훌륭한 제품이 뭔지 항상 고민해야 하죠."

-창업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이 있다면요.
"창업은 결코 쉽지 않죠. 저 또한 패션회사 재직 시절, 조직에서 구성원으로서 퍼포먼스를 잘 내었다고 자부했지만 창업하니 전혀 다른 문제더라고요.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제품력부터 시장 분석까지 준비를 철저히 하고 창업하시는 게 좋습니다. 전 항상 최악을 가정하고 방향성을 정해두고 진행하죠. 그래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