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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사이에 휴지 끼우는 아버지 모습에 1억 아이템 발명한 한국인
Date : 2020-09-15
Name : 코하루 File : 2020102117033435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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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프렌드 허신행 대표 / 잡컴퍼니 

무좀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습한 환경만 조성되었다면 누구나 무좀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예방도 쉽다. 통풍만 잘 되면 병에서도 한 발짝 멀어질 수 있다. 발가락 양말이 생겨난 이유다. 그러나 발가락 양말은 아저씨 아이템이라는 오해 속에서 무좀 환자에게마저 외면받기 일쑤다. 그렇다면 땀 흡수는 돕고, 멋까지 살릴 수 있다면 어떨까. 발가락 숑숑으로 건강한 발 문화를 이룩하고 싶다는 토프렌드 허신행 대표를 만났다.


참고 사진 - 무좀은 전세계 인구 중 30~40%가 평생 한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 잡컴퍼니 


◇ 끼우는 발가락 양말로 펀딩률 2,600%

무좀은 다양한 곰팡이균이 침투해 생기는 질환이다. 어떤 부위에서든 생길 수 있지만 유독 발에서의 발병률이 높다. 우리 발에 서식하는 곰팡이균만 100가지를 넘기 때문이다. 특히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가락은 해부학적으로 간격이 가장 좁아 무좀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허신행 대표는 곰팡이균이 생겨나는 환경에 주목했다. 습한 환경을 조절한다면 무좀이나 습진 등의 발 관련 질환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토프렌드의 발가락 숑숑 / 토프렌드 제공


발가락 숑숑은 일종의 끼우는 발가락 양말이다. 세 개의 발가락에 발가락 숑숑을 끼우면 착용이 끝난다. 닥나무 셀룰로스로 제작된 원단이 발의 습기를 흡수해 세균 증식을 막는 원리다. 수많은 소재 변경 끝에 발 건강에 적합한 소재를 찾아냈다.


- 왜 닥나무에 주목했나
“닥나무 면보다 매우 가볍고, 흡수력은 월등히 뛰어납니다. 게다가 항균성과 탈취성까지 우수해 인체에 유해한 세균과 암모니아를 99% 이상 제거합니다. 발에 이물감을 주지 않으면서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거죠.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에 환경 문제도 걱정 없습니다.”


허 대표는 서포터들의 높은 평점에 힘입어 리뉴얼 버전인 발가락 숑숑 Plus도 출시했다. / 토프렌드 제공 

좋은 소재를 극대화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허 대표는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덕분에 울퉁불퉁한 발가락 사이에서도 들뜨지 않고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양말과 스타킹을 신어도 티가 나지 않아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지난 2월 펀딩 사이트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는데, 펀딩률이 무려 2,600%를 넘었다. 가능성을 엿본 그는 각종 온라인몰로 판매 루트를 확장한 상태다. 판매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1억 매출도 앞두고 있다.


허 대표의 동기들은 그가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 토프렌드 제공 

◇ 무좀으로 고생하는 아버지 보고 제품 개발


사실 허신행 대표는 아직 대학생 신분이다. 지난해 발가락 숑숑을 개발하기 위해 휴학을 신청했다. 동기들이 취업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는 지금, 벌써 자신의 자리를 찾은 셈이다. “어릴 적부터 창업을 꿈꿨습니다. 누군가 장래 희망을 물을 때 저는 늘 CEO라고 대답했었죠.”


창업의 기폭제가 된 건 다름 아닌 아버지였다. 공무원인 아버지는 늘 구두를 신어야 했다. 무좀이 생기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허 대표는 아침마다 발가락 사이에 휴지를 끼우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다. 통풍을 위한 조치였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버지처럼 발 관련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허 대표가 진행했던 설문조사 내용 / 토프렌드 제공 

- 발 관련 제품에 대한 확신은 어떻게 얻었나
시중에는 발가락 사이에 끼우는 제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떠올린 아이디어를 샘플로 만들어 무작정 수요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역 근처 행인 500명에게 구매할 의사를 물어봤죠. 그런데 전 연령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3~40대 직장인들의 호응이 컸습니다.”




제품에 대한 확신을 느끼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모든 것이 처음인 그에게 제작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처음에는 특허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 디자인이 나오면 바로 특허부터 등록했다. 이때 등록된 디자인만 무려 7개다. 1년간의 제작 끝에 최종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제조 단가가 3~5,000원에 달했다. 이대로 생산을 진행한다면 손해 보는 장사가 되는 건 뻔했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처음 개발한 제품은 헝겊과 철사를 이용했었다. / 토프렌드 제공 


◇ 칠전팔기 도전 성공, "이제부터 시작"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디자인부터 원단까지 신중을 가했다. 헝겊이었던 원단도 닥나무로 바꿨다. “닥나무 솜을 압축해서 만든 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찰이 있어도 쉽게 보풀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온도가 올라갈수록 수분 흡수가 빨라져, 열이 많이 나는 발에 딱 맞는 소재였죠.”


무좀이 있는 아버지와 미용을 신경 쓰는 친구들도 기꺼이 제품 테스트를 도와줬다. 초기 제품은 닥나무 원단을 그대로 썼으나,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에 염색 과정이 추가됐다. 염료가 들어가니 섬유의 부드러움을 조절할 수 있었다. 피부색과 비슷해 미용적인 문제까지 말끔히 해결했다.


허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고른 발가락 숑숑의 생산 공장 전경 / 토프렌드 제공


- 첫 창업인데 제조 업체는 어떻게 찾아 나섰나
“인터넷을 이용했습니다. 제조업체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전화로 견적서를 요청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한 부분은 제조 환경이었습니다. 발가락 숑숑은 원단을 타발로 찍어내는 방식입니다. 오차 범위에 따라 착용했을 때 이물감이 발생할 수도 있죠. 그래서 비용이 조금 비싸지더라도 정확한 생산 방식을 추구하는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창업 금액은 기술보증기금을 이용했다. 갑작스레 창업을 결정한 것이었기 때문에 제조를 진행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부모님의 손을 빌릴 생각은 없었다. 고민 끝에 각종 창업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덕분에 1억 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출 전 기술 평가가 필수였기 때문에, 특허나 제조 방식에 더 신경 쓰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허 대표가 머무는 사무실의 모습. 그가 직접 제품 검수부터 포장까지 진행하고 있다. / 토프렌드 제공 


그렇게 2020년 2월 마침내 발가락 숑숑이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펀딩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600% 달성률은 소비자들이 발 건강에 신경 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차차 온라인몰로도 판매처를 늘려간 그는 현재 아마존 진출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허신행 대표는 아직 혼자 회사를 이끌어 가는 1인 창업가다. 발가락 숑숑의 끝없는 인기에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 시간이 되려 감사하다고 느껴진다고 밝혔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버지와 사람들을 기쁘게 한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먼저 앞서는 중이다. 앞으로도 조금 더 편하게 발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제 막 회사의 틀을 갖춰나가는 터라, 조언보다는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열정만 있었을 뿐이죠. 그런데 이 열정이 덕분에 7번이 넘는 실패에도 발가락 숑숑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창업이 힘들지 않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향한 믿음이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섰을 때는 한 번 도전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여기에 탄탄한 준비과정까지 더해진다면 성공의 싹을 틔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