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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수술까지 받았지만...10시간씩 연습하면서 선택한 반전 직업은?
Date : 2020-01-16
Name : 코하루 File : 20200116151027.jpg
Hits : 12164
"안녕하세요.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두산베어스 소속 치어리더 허은미입니다. FC 서울, 고양 오리온스, GS칼텍스, 우리은행 등 다양한 종목 스포츠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치어리더 활동을 시작했고 잠시 쉬었다가 2018년 다시 두산 베어스로 복귀했습니다직장인 치어리더로 유명했죠.


"치어리더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직장을 다니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치어리더 모집 글을 보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해서 면접까지 봤지만 치어리더 하기엔 너무 많은 나이라는 생각이 들어 관두었죠그래서 3  회사를 다녔어요. 3 동안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겸업으로 28살에 치어리더를 시작하게 됐죠 나이가 들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었고, 3년 동안 두산에서 러브콜을 보내 준 것도 영향이 컸죠. 2015년부터 치어리더를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때 춤을 배워본 경험이 있었나요?"


춤을 좋아하긴 했지만, 주로 공연 영상을 봤지 제가 직접 배우거나 춰본 적은 없었어요. 딱히 동아리 활동도 하지 않았죠. 어릴 적 심장 수술도 했었어서 무리한 운동은 할 수 없었어요. 낯도 가려서 친한 친구 앞에서는 활기찼지만 반 친구들은 저를 조용한 친구로 생각했어요. 춤은 치어리더 되고 처음 배웠어요


"겸직했을 때와 치어리더 수입은 어느 정도 차이 나나요?"


예전에 직장 다닐 때는 월급이 200만 원 초반이었어요. 치어리더는 경기가 많을 때와 적을 때에 따라 수익이 달라져요. 여름 야구할 때와 겨울 농구할 때가 성수기죠비수기에는 월 100만 원 정도 벌지만, 성수기라도 200만 원을 넘기 힘들어요직장인 치어리더 시절에도 250만 원 이하로 벌었죠.


"월급 때문에라도 겸업하고자 하는 분이 있을 거 같습니다."

저 말고 겸업했던 사람은 못 본 거 같아요. 사실 겸업할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하루 4, 5시간밖에 못 자고 주말 없이 일했으니까요. 평일에 일이 끝나면 팀원들의 영상을 보고 혼자 연습해야 했어요. 야구는 동선이 작지만 농구는 동선도 크고 장소를 넓게 쓰기 때문에 합을 맞춰야 했죠. 자리와 합을 맞춰보기 위해 제가 끝날 때까지 팀원들이 기다려야 했죠. 지금 생각해도 정말 고마워요.

"쉬는 날은 어느 정도 되나요?"


쉬는 날이 많진 않아요. 비수기 때는 일주일에 하루는 꼭 쉽니다. 진짜 비수기 때는 이틀? 성수기에는 일주일에 하루도 못 쉴 때도 있어요. 성수기에는 공연을, 비수기에는 연습을 합니다. 하루에 10시간 정도 춤을 추고 합을 맞춰요. 쉬는 날도 적고 시간도 안 맞다 보니 작년에는 친구를 한 번도 못 만났네요.


"회의감이 들 것도 같은데 오히려 전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회의감은 살짝 아침에 눈 뜰 때 들어요. 다만 일반적인 회사원과 다를 바 없는 '회사 가기 싫다'하는 느낌? 그보다는 몸이 너무 아파요매번 안무가 달라 다른 근육을 쓰다 보니 근육통을 달고 살아요어차피 같은 안무해서 같은 곳 아플 테니 서로 파스 붙여주고... 그런 데서 오는 정도 있죠이 일이 좋아 모인 사람들이 많고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 힘들어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관객이 있나요?"


즐겁게 해주시는 분이 있어요. 매번 저희가 춤추고 있으며 일어나셔서 끝날 때까지 춤추고 같이 막 점프를 하세요. 계속. 그런데 정말 해맑으셔요. 그래서 공연할 때마다 보면서 저도 웃으면서 진행할 수 있었어요. 또 다른 분은 2015년 때였는데, 유니폼에 제 이름을 거의 끝날 때 새겨지고 흔들어주셔서... 코리아 시즌 마지막 경기 때 봤던 게 기억이 나네요.


"남자 치어리더는 없나요?"


저희 단장님 외에는 못 본 거 같아요. 단장님 때문에 질문하신 거 같은데, 우선 저희는 치어리더팀밖에 없어요. 단장님도 다른 회사 분이에요. 경기장에서만 뵙죠. 합을 맞추고 단상에 올라가는 게 아니라서 서로의 구역을 정해놓고 있어요.



"​연애금지 조항이 있나요?"


적어도 저희 두산에는 그런 규정이 없어요. 있냐 없냐 물어봤을 때 있는데 있다고 말 못 하진 않아요. 다만 SNS에 공개하거나 경기장에 마중 오는 등의 일은 서로서로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있어요. 다만 남자친구가 있어도 시간이 별로 없다 보니 데이트도 제대로 못할 때가 많죠. 저도 남자친구 없는 기간이 꽤 되었어요


"치어리더를 그만두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른 일을 해보고 싶거나 부상으로 원치 않게 떠나는 게 주된 이유에요. 직업 특성상 관절을 다치기 쉽고, 무대 위에서는 발목처럼 중요한 관절이 아니면 보이는 부위에 관절 보호대 등을 착용할 수 없어서 부상이 많죠. 다만 저처럼 개인 사정으로 잠시 떠났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선된 점과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는 많은 것이 개선됐어요. 예전에는 대기실이 없어서 숨어서 밥 먹고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었어요. 요즘은 어느 구장을 가도 대기실이 있죠. 단상 아래서 사진 찍거나 성희롱, 욕설을 듣는 일도 많이 줄었어요. 하지만 준비를 다 한 상황에서 갑자기 경기가 취소될 경우에 페이가 지급되지 않는 등의 페이 문제는 아직 개선이 필요해요



"치어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중요한가요?"

기본적으로 흥과 끼가 있어야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열정이 중요하죠. 두산 베어스는 기본적으로 오디션으로 치어리더를 뽑는데, 면접부터 이 세 가지를 봐요. 면접을 통과하면 춤 실력과 습득력 테스트가 진행돼요. 춤을 잘 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빨리 잘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저는 심장수술 때문에 초등학교 때 오래달리기를 못했어요. 어느 날 한번 해보겠다고 나섰고, 바로 2등을 했죠. 자신감이 생겨 매번 달리기 선수로 나갔고, 지금은 치어리더로 춤도 추고 뛰고 있어요. 25살에 나이가 많다고 치어리더를 망설이다가 3년을 보냈죠. 하고 싶은 일이 있는 분들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